신형 완승으로 끝난 티구안 실용성 테스트

지난 9월,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폴크스바겐의 신형(2세대) 티구안은 그러나 직후 터진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로 인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완전히 지워진 듯했습니다. 연일 독일 내에서는 디젤게이트 관련 소식들이 쏟아져 나왔고, 최근에는 자체 검사를 통해 유럽에서 판매된 모델들 수십 만대의 이산화탄소 수치가 불일치 하는 것으로 드러나 다시 한 번 곤란에 처하게 됐죠. 이런 상황에서 폴크스바겐은 예정대로 내년 4월 2세대 티구안을 출시할 예정인데요. 과연 난국을 뚫고 좋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을까요?

 

신형 티구안 / 사진=VW

최근 독일의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는 폴크스바겐 본사에 요청해 신형 티구안에 대한 실용성 테스트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합니다. 실용성 테스트라는 것은 차체 설계가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를 따지는 것으로, 승하차의 편리함, 트렁크 공간과 짐 싣고 내리기, 콕핏의 구성과 사용편의성, 좌석과 실내 공간 등이 어느 수준인지를 체크하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 경쟁 모델들끼리 하는데 이번에는 1세대 티구안과 2세대 티구안을 비교했더군요. 과연 신형 티구안은 실용성 면에서 얼마나 나아졌을까요?

 

2세대(사진 위)와 1세대(사진 아래) 티구안 / 사진=VW

 

아우토빌트

 

더 커지고 더 낮아졌다.

우선 신형의 길이와 폭은 현재 티구안 보다 길고 넓어졌습니다. 하지만 높이는 다소 낮아졌는데요. 그럼에도 머리쪽 공간은 오히려 더 여유로와졌다는 게 테스트를 진행한 아우토빌트의 설명이었습니다. 의자 높이를 새롭게 조절해 머리 공간이 더 확보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무릎 공간은 30mm
실제로 영상이나 사진을 통해 보면 확실히 현재 티구안 보다 전체적으로 균형잡혀 보이고 세련돼 졌습니다. 1세대와 2세대의 전장/전폭/전고/ 차이는 아래와 같습니다.

 

1세대 전장/전폭/전고 (mm) : 4426 / 1809 / 1703

2세대 전장/전폭/전고 (mm) : 4486 / 1839 / 1632

 

길이는 60mm 길어졌지만 휠베이스는 1세대가 2604mm인 반면 신형은 2681mm로 약 80mm 가까이 더 확보가 됐고, 이 것이 그대로 뒷좌석 공간과 트렁크 공간에 적용이 되었습니다. 트렁크 공간은 현재 보다 145리터 더 들어간다고 하는데, 이 정도면 큰 가방 2개까지 추가로 넣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늘 티구안하면 트렁크 공간에 대한 아쉬움이 얘기됐는데 그래도 조금이나마 넓어져 다행입니다.

 

또 트렁크 에 짐을 싣거나 내릴 때 해치와 연결된 턱이 다소 높아 불편했는데 이를 4센티미터 낮춰 부담을 줄여줬다고 합니다. 그리고 차체가 길어진 만큼 도어의 크기도 조금 약간 커졌는데요. 문이 커지면 타고 내릴 때 여유롭습니다. 거기다 다소 높았던 시트를 낮춰 승하차의 편의를 도모했고, 특히 시트 포지션의 경우 가장 이상적인 높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1세대의 다소 높은 트렁크 턱

 

앞뒤로 이동 가능한 뒷좌석과 부분자율주행

또 신형 티구안의 재밌는 점은 뒷좌석이 밴처럼 앞뒤로 최대 180mm까지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인데요. 짐칸을 키울 수도, 아니면 뒷좌석 공간을 더 늘릴 수도 있어서 꽤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운전석 주변의 경우 양산형이 오히려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공개했던 것보다 더 소재가 고급스러워졌다고 합니다. 8인치 내비게이션의 위치가 1세대 보다 높아져 운전자가 사용하기 더 편리했졌다는 점도 설명하고 있었는데요. 조립 상태도 좋고, 거기다 인터넷 서비스도 적용돼 커넥티드 카로서의 자격도 충분히 갖춘 것으로 보입니다.

 

신형 티구안 실내 / 사진=VW

부분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지난 번 티구안 소개 때도 말씀을 드렸는데요. 파사트를 통해 이 폴크스바겐의 부분자율주행 기능을 테스트를 했을 때 기술 완성도가 매우 높고, 따라서 막히는 출퇴근 시간 고속도로에서 무척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참고로 최고 속도 60km/h 이하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경우 BMW처럼 앞유리에 바로 비추는 게 아니고 푸조처럼 작은 유리판을 이용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 고급스러운 맛은 없다고 하네요.

 

실용성 테스트 결과 65점 vs 76.5점

실용성 테스트 결과를 항목별로 몇 가지 확인해 보면, 우선 승하차 점수는 2세대가 10점 만점에 9점, 1세대는 6점 획득. 의자 높이와 포지션은 1세대가 각각 8점과 9점인데 2세대는 10점 만점에 두 항목 모두 10점을 받았습니다. 또 휠베이스가 길어졌음에도 회전반경이 신형이 좀 더 좁아졌고 짐싣는 부분 역시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더 좋아져 그대로 점수에 이 점이 반영됐습니다. 총 10개 항목을 테스트했고 총점 100점에 1세대는 65점을 받았고 2세대 신형은 76.5점을 받았습니다.

 

보통 실용성 테스트의 경우 총점이 5~6점만 차이가 나도 우세승으로 판정을 하는데 11.5점이나 차이가 났으니 이정도면 2세대의 완승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우토빌트의 평가도 굉장히 긍정적이었는데요. ‘SUV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좋아하게 만들 만한 매력이 있고 많은 부분에서 발전을 이뤘다’라고 했습니다.

 

기사에 언급은 없었지만 차체 무게도 50kg 정도 더 가벼워졌고 이것이 연비에도 어느 정도 반영이 될 텐데요. 다만 정확한 연비는 역시 출시 임박해서 공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출시된 이후 각 종 테스트를 통해 실연비도 어느 정도 확인이 되겠죠. 배기가스 파동 이후인지라 매우 민감한데,
과연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끝으로 가격은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지만 아우토빌트 기사를 보면 1세대와 차이는 거의 없지 않겠나 싶습니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옵션들이 많이 적용이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감안해야겠지만 어쨌든 많은 개선이 이뤄졌음에도 가격상승이 없다면 이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출시 이후 3백만대 가까이 팔려나간 티구안 1세대의 명성을, 신형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이어갈 수 있을지, 우려 반 기대 반의 마음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